흔히 치매라고 하면 하나의 질환을 떠올리기 쉽지만 치매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오늘은 치매 종류,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유형별 확인과 관리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인에 따라 처음 눈에 띄는 변화나 진행되는 모습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부터 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까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고, 치매 유형별 확인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기억력과 진행 양상에서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치매의 원인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알려진 질환 가운데 하나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초기부터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금 전에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해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약속한 사실 자체를 잊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입장에서는 분명 조금 전에 설명한 내용인데 어르신이 다시 처음 듣는 것처럼 질문하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있다고 해서 한두 번의 반복적인 질문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서 기억력뿐 아니라 언어능력과 판단력,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는 능력 등 여러 인지기능에도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익숙했던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생활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이전처럼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증상이 동일한 순서와 속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의 문제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으로 뇌 조직이 손상되면 손상된 부위와 정도 등에 따라 여러 인지기능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에서도 기억력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판단이나 계획을 세우는 능력, 집중력 등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손상된 뇌의 부위 등에 따라 보행이나 신체 움직임의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과 비교하여 혈관성 치매에서는 뇌혈관 문제가 발생한 시기와 관련해 인지기능이 갑자기 저하되거나 단계적으로 악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경과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이러한 특징만으로 가족이 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은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성 변화가 항상 완전히 분리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두 가지 이상의 병리적인 변화가 함께 존재하면서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처음 치매 종류를 공부할 때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문제처럼 각각을 명확하게 나누어 기억하고 싶어집니다. 저 역시 내용을 정리할수록 이러한 구분이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사람의 증상을 몇 가지 특징만으로 나누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사람마다 증상과 경과가 다를 수 있고 여러 원인이 함께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가족이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라고 직접 판단하기보다 어떤 변화가 언제부터 나타났으며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라는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엇이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적절한 평가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 환시와 행동·언어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에 비해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 역시 대표적으로 알려진 치매 유형입니다.
루이소체 치매에서는 인지기능의 변화와 함께 구체적인 환시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동물이 보인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 안에 아무도 없는데 사람이 서 있다고 하거나 실제로는 없는 동물이 보인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이러한 모습을 처음 접하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 설명하거나 어르신의 말을 바로잡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르신에게는 실제처럼 느껴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거짓말이나 엉뚱한 행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루이소체 치매에서는 인지기능이나 주의력, 각성 정도가 일정하지 않고 변동하는 특징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어느 때에는 비교적 대화가 잘되고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다른 때에는 반응이나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근육이 뻣뻣해지는 등 파킨슨증과 관련된 운동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꿈속 행동을 실제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수면 관련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전두측두엽 치매에서는 초기부터 기억력 저하보다 행동이나 성격, 언어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던 사람이 사회적인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이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전에 즐기던 활동이나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식습관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가족이 처음 접하면 성격이 갑자기 이상하게 변했다거나 일부러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행동과 감정조절에 관련된 뇌 부위의 변화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전두측두엽 치매 가운데 언어기능에 영향을 주는 형태에서는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거나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에 점차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환시가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루이소체 치매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성격이 달라졌거나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났다고 해서 전두측두엽 치매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비슷한 모습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건강문제나 약물의 영향 등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전에는 없던 심한 혼란이나 행동 변화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기존 치매가 진행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적절한 확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를 알아두는 의미는 특정 행동을 보고 가족이 치매의 종류를 맞히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치매에서는 기억력이 떨어지는 모습만 나타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환시나 주의력의 변화, 움직임, 성격과 행동, 언어 등 여러 영역에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가족이 평소와 달라진 모습을 발견했다면 어떤 행동이 나타났는지뿐 아니라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얼마나 반복되는지, 다른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치매 유형별 확인과 관리, 원인을 파악하고 현재 기능을 함께 살펴봅니다
치매의 종류를 알아보는 이유는 단순히 병의 이름을 구분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나타나는 특징과 진행 과정이 다를 수 있으며 함께 살펴야 하는 건강문제와 치료 및 관리방법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매가 의심될 때는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사실 하나만 확인하기보다 언제부터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의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언제부터 어려워졌는지, 행동이나 성격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 걷는 모습이나 움직임이 달라졌는지,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나타났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일상에서 관찰한 내용은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게 된다면 "요즘 기억력이 나빠졌습니다"라고만 설명하기보다 구체적인 변화를 정리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 시작한 시기, 이전에는 혼자 하던 일을 어려워하게 된 시점, 행동이나 걸음걸이에서 달라진 모습 등을 간단하게 기록해 두면 상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과정과 진료 등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나 뇌 영상검사 등을 통해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혼란스러운 모습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같은 원인의 치매인 것은 아닙니다.
다른 신체적인 건강문제나 복용 중인 약, 정서적인 상태 등 여러 요인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증상만 보고 원인을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종류의 치매라고 해도 모든 사람의 모습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증상을 같은 순서로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질환이나 신체상태, 생활환경 등이 함께 영향을 주면 일상에서 나타나는 어려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단명만 보고 앞으로 나타날 모든 모습을 미리 정해진 것처럼 생각하기보다 현재 어르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매가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을 다른 사람이 대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안전한 범위에서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려움이 있는 부분을 필요한 만큼 돕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 식사할 수 있다면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직접 할 수 있도록 기다릴 수 있습니다. 옷을 입는 전체 과정은 어렵더라도 일부 동작을 할 수 있다면 그 부분은 스스로 참여하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치매의 종류와 관계없이 한 사람의 현재 기능과 존엄성을 중심에 두는 돌봄과 연결됩니다.
치매 유형별 확인과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치매가 있으니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원인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 적절하게 확인하고 현재 어떤 인지기능과 생활기능에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한 뒤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와 생활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 종류를 처음 공부하면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 루이소체 치매는 환시처럼 각각의 특징을 하나씩 연결해 기억하고 싶어집니다. 저 역시 이렇게 정리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러한 특징은 치매 유형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일 뿐, 가족이 증상 몇 가지를 보고 종류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점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와 전두측두엽 치매에는 각각 비교적 잘 알려진 특징이 있지만 실제 모습과 진행 과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병명을 추측하는 것보다 평소와 달라진 모습을 관찰하고 언제부터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잘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매의 원인을 적절하게 확인하고 현재 남아 있는 기능과 어려워진 부분을 함께 살펴보는 것, 그것이 각 어르신에게 필요한 치료와 돌봄을 찾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