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온화했던 부모님이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가족은 당황할 수 있습니다. 온순했던 분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치매와 성격·행동 변화에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활동적이었던 사람이 외출을 싫어하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치매에서는 기억력이나 판단력 같은 인지기능뿐 아니라 감정과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동을 치매 때문이라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가족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치매에서는 이전과 다른 성격과 행동이 나타날 수 있어요
치매라고 하면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가족이 기억력보다 성격이나 행동의 변화를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일에 크게 화내지 않았던 사람이 쉽게 짜증을 내거나 고집이 강해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의심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집안일을 하던 사람이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즐겨 보던 방송에 관심을 잃거나 친구와의 모임에 나가지 않고 하루 대부분을 가만히 보내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성격이 왜 이렇게 변했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치매로 뇌 기능에 변화가 생기면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불안과 짜증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물건을 다른 장소에 옮겨 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본인에게는 물건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는 근거 없는 의심처럼 보여도 어르신에게는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내린 나름의 판단일 수 있는 것입니다.
대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워져 화를 내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 여러 명이 빠르게 대화를 나누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치매환자에게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의 종류와 정도 역시 사람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가족은 행동만 보고 "원래 성격이 나빠졌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인지기능의 변화나 불안, 주변 환경 등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행동을 억지로 고치려고 하기보다 이유와 상황을 먼저 살펴보세요
어르신이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하면 가족은 행동 자체를 멈추게 하는 데 집중하기 쉽습니다.
화를 내면 "화내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왜 자꾸 그래요?"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로 인한 행동에는 어르신이 표현하지 못하는 불편함이나 욕구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짜증을 낸다면 배가 고프거나 피곤한 것은 아닌지, 몸이 아프지는 않은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변이 너무 시끄럽거나 낯선 사람이 많아 불안해진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욕이나 옷 갈아입기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고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추위를 느끼거나 옷을 벗는 상황이 불편할 수도 있고 지금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설득하기보다 한 사람이 차분한 목소리로 짧게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요구하기보다 하나씩 천천히 안내하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르신이 흥분해 있을 때 논리적으로 잘못을 따지는 것도 상황에 따라 갈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사실을 바로잡는 것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먼저 감정을 안정시키고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행동이 언제 나타나는지를 관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특정 시간대에 짜증이 심해지는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불안해하는지, 목욕할 때마다 거부하는지 등을 살펴보면 행동을 유발하는 상황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환경을 조절해 보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합니다. 식사와 수면, 활동시간 등이 지나치게 자주 달라지면 일부 치매환자에게 혼란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생활방식과 환경을 가능한 한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족이 해야 할 일은 모든 행동을 즉시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행동을 하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 무엇이 불편하거나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고 살펴보는 것입니다.
갑자기 행동이 크게 달라졌다면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해요
치매가 있는 어르신의 성격이나 행동이 달라지면 가족은 자연스럽게 "치매가 더 심해졌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를 모두 치매 진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평소 비교적 안정적이던 어르신이 갑자기 심하게 흥분하거나 혼란스러워졌다면 몸의 다른 문제가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통증이나 탈수, 감염, 수면 부족, 배변 문제, 약물의 영향 등 여러 요인이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나 혼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르신은 자신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짜증이나 거부, 불안 등의 행동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행동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열이나 통증 등 다른 신체증상이 있는지, 식사와 수분섭취는 평소와 비슷한지, 최근 복용하는 약에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갑자기 사람이나 장소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혼란스러워지거나 의식상태가 달라지는 등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의료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행동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더라도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지거나 어르신 또는 주변 사람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나 상담을 받을 때는 단순히 "성격이 이상해졌어요"라고 설명하기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일주일 동안 저녁이 되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며칠 전부터 밤에 거의 자지 않고 계속 방 안을 돌아다닙니다"처럼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행동을 간단히 기록해 두면 반복되는 양상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환자의 행동 변화에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격 문제라고 단정하거나 모든 것을 치매 탓으로 돌리기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다면 몸과 환경, 생활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에서는 이전보다 쉽게 화를 내거나 의심이 많아지고 반대로 의욕이 크게 줄어드는 등 성격과 행동이 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지기능의 저하와 불안, 주변 환경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은 행동을 무조건 고치려고 하기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동이 나타나는지, 어르신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행동이 갑자기 크게 달라졌다면 단순한 치매 진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건강상의 원인이 없는지도 적절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